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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모음

나태주 시모음 | 3월의 짧은 봄 관련 시 모음

by hanu4 2026.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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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모음 | 3월의 짧은 봄 관련 시 모음

3월은 달력으로는 봄의 시작이지만, 체감으로는 겨울의 꼬리가 길게 늘어져 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어제까지 매서웠던 바람이 오늘은 한결 부드러워지고, 얼었던 땅이 조금씩 풀리면서도 아침저녁 기온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이 “경계의 시간”이 3월을 3월답게 만들고, 시를 3월로 끌어당깁니다. 나태주의 봄 시는 흔히 “따뜻하다”는 말로 요약되지만, 실제로는 더 복합적입니다. 봄이 오기까지 이겨야 하는 마음의 추위, 사람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외로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다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함께 섞여 있습니다.

나태주 시모음

그래서 나태주의 3월은 단순히 설레는 계절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달”로 읽히곤 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나태주 시모음 원문을 중심으로, 3짧은 봄 관련 시 모음에 맞춰 작품을 묶고, 나태주시인의 3월의 시모음에 수록한 각 시가 품은 정서와 읽는 포인트를 서술형으로 풀어보는 구성으로 정리했습니다. 

나태주 ‘3월의 시’ 읽기: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의 확신

3월의 시 - 나태주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 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젊은 아이들은
다시 한번 새 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나태주의 ‘3월의 시’는 3월을 하나의 사건처럼 선언합니다.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라는 반복은 체념이 아니라 확신에 가깝습니다. 누구의 노력으로도 막을 수 없고, 누구의 사정도 기다려주지 않는 계절의 도착을 말하면서도, 그 도착이 곧 마음의 확장을 동반한다는 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이 시의 힘은 “봄이 온다”는 명제 자체가 아니라, 그 봄이 어떤 과정을 통과해 오는지 묘사하는 방식에서 나옵니다. ‘2월을 이기고/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라는 구절이 특히 그렇습니다. 여기서 2월은 단지 달이 아니라 “추위, 결핍, 움츠러듦” 같은 상태를 상징하고, 3월은 그 상태를 지나서 도달하는 “넓은 마음”의 귀환으로 그려집니다. 즉 계절의 변화가 곧 마음의 변화이며, 자연의 변화가 곧 인간 내부의 회복으로 연결됩니다.

이 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장면을 보여줍니다. 새와 시냇물이 우리에게 말을 걸고, “무슨 소리든 내보라”고 재촉하는 대목입니다. 봄이 오면 세상이 조용히 꽃만 피우는 게 아니라, 사람에게도 말을 하라고, 노래하라고, 살아 있는 소리를 내라고 요구한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3월이 되면 주변이 먼저 변하고, 그 변화가 결국 자기표현의 욕구나 삶의 의지를 자극한다는 감각이 이 장면에 담겨 있습니다.

  • ‘3월의 시’ 핵심 정서 키워드: 도착의 확신, 마음의 확장, 자연의 재촉, 새출발의 물결
  • 이미지 포인트: 풀잎과 꽃잎의 비단 방석, 새 옷과 새 가방, 물결치는 사람들
  • 읽기 포인트: “봄=설렘” 이전에 “봄=회복의 과정”으로 읽기

그럼에도 이 시가 단순한 희망가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에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라고 말하며, 계절이 바뀐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동시에 밝아지는 건 아니라는 현실을 끌어옵니다. 나태주의 봄은 낙관만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정직함을 품습니다. 그래서 독자는 “나만 아직 봄이 아닌 것 같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위로를 얻습니다. 봄의 행렬이 지나가도, 각자의 속도는 다르다는 사실을 시가 먼저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짧은 시 모음

‘3월에 오는 눈’이 보여주는 봄의 물성: 눈이면서 물이 되는 순간

3월에 오는 눈 - 나태주

눈이라도 3월에 오는 눈은
오면서 물이 되는 눈이다
어린 가지에
어린 뿌리에
눈물이 되어 젖는 눈이다
이제 늬들 차례야
잘 자라거라 잘 자라거라
물이 되며 속삭이는 눈이다.

‘3월에 오는 눈’은 짧지만 구조가 선명합니다. 3월의 눈은 “오면서 물이 되는 눈”이고, 그 물은 “어린 가지”와 “어린 뿌리”를 적시며 “눈물이 되어 젖는 눈”이 됩니다. 이 시가 다루는 건 기상 현상이 아니라 변화의 방식입니다. 겨울의 상징인 눈이 봄의 조건인 물로 변해가는 과정이 곧 계절의 전환을 설명합니다. 더 중요한 건 이 변화가 “어린” 것들을 향한다는 사실입니다. 새순, 새가지, 새뿌리처럼 아직 약하고 불안정한 존재가 자라려면 물이 필요하고, 3월의 눈은 그 물을 공급하며 “이제 늬들 차례야”라고 속삭입니다.

  • 핵심 문장 구조: “눈이다 → 물이 된다 → 눈물이 된다 → 속삭임이 된다”
  • 3월 정서: 완전한 봄이 아닌, ‘녹아내리는 봄’의 감각
  • 대상: 어린 가지, 어린 뿌리(초기 성장 단계의 생명)

이 시를 3월에 읽으면, 봄이 화사한 축제라기보다 “자라라고 말해주는 계절”처럼 느껴집니다. 누군가에게는 아직 찬 바람이 남아 있어도, 그 찬 바람 속에서도 필요한 것이 전달되고 있다는 관점이 생깁니다. ‘3월에 오는 눈’의 짧음은 오히려 메시지의 명료함으로 이어지고, 그래서 봄의 초입에 맞는 “짧은 시”로서 기능이 분명해집니다.

봄 관련 시 모음

‘서러운 봄날’의 서사: 봄이 밝을수록 더 서러워지는 이유

서러운 봄날 - 나태주

꽃이 피면 어떻게 하나요
또다시 꽃이 피면 나는
어찌하나요

밥을 먹으면서도 눈물이 나고
술을 마시면서도 나는
눈물이 납니다

에그, 나 같은 것도 사람이라고
세상에 태어나서 여전히 숨을 쉬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구나 생각하니
내가 불쌍해져서 눈물이 납니다

비틀걸음 멈춰서 발밑을 좀 보아요
앉은뱅이걸음 무릎걸음 어느새
키 낮은 봄 풀들이 몰려와
초록의 주단 방석을 깔려합니다

일희일비,
조그만 일에도 기쁘다 말하고
조그만 일에도 슬프다 말하는 세상

그러나 기쁜 일보다는
슬픈 일이 많기 마련인 나의 세상

어느 날 밤늦도록 친구와 술 퍼마시고
집에 돌아가 주정을 하고
아침밥도 얻어먹지 못하고 집을 나와
새소리를 들으며 알게 됩니다

봄마다 이렇게 서러운 것은
아직도 내가 살아 있는
목숨이라서 그렇다는 것을
햇빛이 너무 부시고 새소리가
너무 고와서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 그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이겠는지요....

꽃이 피면 어떻게 하나요
또다시 세상에 꽃잔치가 벌어지면
나는 눈물이 나서 어찌하나요

‘서러운 봄날’은 제공된 작품들 가운데 정서의 스펙트럼이 가장 넓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꽃이 피면 어떻게 하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봄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눈물을 부르는 역설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 시의 핵심은 감상적 슬픔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조건 자체가 만들어내는 복합 감정입니다. 밥을 먹어도 눈물이 나고, 술을 마셔도 눈물이 난다고 말할 때, 화자는 단순히 우울을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까지 살아내고 있는 내가 낯설고 불쌍해서” 울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봄은 위로이면서 동시에 조명입니다. 봄 햇빛이 환할수록, 자신의 삶이 더 또렷이 보이고, 그 또렷함이 서러움으로 변환됩니다.

  • 시의 질문 구조: 꽃이 피면(외부의 밝음) → 나는 어떻게 하나요(내부의 흔들림)
  • 감정의 이동: 자책/연민 → 관찰(발밑을 보라) → 깨달음(살아 있음) → 감사의 전환
  • 반복 장치: “눈물이 납니다”의 반복이 감정의 지속성을 강조

이 시의 중간에서 화자는 “비틀걸음 멈춰서 발밑을 좀 보아요”라고 말하며 시선을 아래로 내립니다. 그 아래에는 “키 낮은 봄 풀들이 몰려와 초록의 주단 방석을 깔려” 합니다. ‘3월의 시’에서 “비단 방석”이 등장했다면, ‘서러운 봄날’에서는 “초록의 주단”이 등장합니다. 봄은 늘 땅에서 시작하고, 높이 떠오르는 희망이 아니라 발밑에서 깔리는 위로로 먼저 찾아옵니다. 이 장면은 봄의 위로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작은 것들이 “내 삶을 받쳐주는 방식”으로 다가온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시의 후반부에서 “봄마다 이렇게 서러운 것은 아직도 내가 살아 있는 목숨이라서”라는 고백이 나오며, 봄의 서러움이 역설적으로 삶의 증거가 됩니다. 햇빛이 부시고 새소리가 고와서 서럽다는 말은, 감각이 살아 있고 마음이 반응하는 상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국 ‘서러운 봄날’은 봄을 찬미하는 시가 아니라, 봄을 통해 삶을 재인식하는 시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3월의 현실감, 즉 누군가는 새 가방을 들고 나가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외롭다는 사실을 가장 깊게 껴안습니다.

‘봄’이라는 질문: 계절보다 더 빨리 지나가는 인생의 봄

봄 - 나태주

봄이라는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아직은 겨울이지 싶을 때 봄이고
아직은 봄이겠지 싶을 때 여름인 봄
너무나 힘들게 더디게 왔다가
너무나 빠르게 허망하게
가버리는 봄
우리네 인생에도
봄이란 것이 있었을까?

‘봄’은 봄을 찬양하지 않고, 오히려 봄의 실체를 의심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봄이라는 것이 과연 있기는 한 것일까?”라는 질문은 경험의 불안정성을 드러냅니다. 겨울인 줄 알았는데 봄이고, 봄인 줄 알았는데 여름인 상태, 즉 봄의 체감이 짧고 애매하다는 경험이 시의 바탕입니다. 이 작품에서 봄은 “너무나 힘들게 더디게 왔다가 너무나 빠르게 허망하게 가버리는” 것으로 그려지며, 그 속도가 곧 인생의 속도로 확장됩니다. “우리네 인생에도 봄이란 것이 있었을까?”라는 마지막 질문이 그 확장입니다.

  • 주제: 봄의 존재론(있기는 한가), 봄의 체감 시간(더디고 빠른), 인생의 회고
  • 핵심 대비: 더디게 옴 vs 허망하게 감
  • 독서 포인트: 봄을 ‘기간’이 아니라 ‘순간’으로 보는 관점

이 시는 3월의 짧음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짧음이 단지 계절의 짧음이 아니라 “기억 속에서 압축되는 행복의 시간”이라는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깊이가 있습니다. 봄이 짧게 느껴지는 이유는 실제 기간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가 정신없이 살아가며 봄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시는 단정하지 않고 질문으로 남기며, 그 질문이 독자의 경험을 끌어옵니다. 3월에 읽기 좋은 이유는 바로 그 질문이 “지금 이 봄을 놓치지 말라”는 무언의 요청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어린 봄’의 심리: 나뭇가지 위의 봄과 내 마음 위의 봄

어린 봄 - 나태주

어린 봄은 나뭇가지 위에
새울음 속에

더 어린 봄은
내 마음 위에

오늘도 나는 너를 바라보며
이렇게 울먹이고만 있다.

‘어린 봄’은 짧은 문장으로 봄의 위치를 두 겹으로 배치합니다. “어린 봄은 나뭇가지 위에/새울음 속에” 있고, “더 어린 봄은 내 마음 위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때 봄은 외부 자연에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 어린 봄, 즉 더 연약하고 더 섬세한 봄은 마음의 표면에 있습니다. 그래서 화자는 “오늘도 나는 너를 바라보며 이렇게 울먹이고만 있다”고 끝맺습니다. 봄의 감각이 기쁨보다 먼저 ‘울먹임’으로 나타나는 순간을 포착한 시입니다.

  • 구조: 외부의 봄(나뭇가지, 새울음) → 내부의 봄(내 마음) → 감정 반응(울먹임)
  • 정서: 연약함, 다정한 슬픔, 봄의 시작점으로서의 감정
  • 짧은 시로서의 강점: 이미지가 적은 대신, 위치와 감정이 정확함

3월의 봄은 늘 “어린 봄”에 가깝습니다. 완성된 계절이 아니라 시작 중인 계절, 그래서 확신보다 떨림이 큽니다. 이 시를 읽으면, 봄의 설렘이 바로 웃음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자연스럽다는 감각이 생깁니다. 마음 위의 봄은, 아직 완전히 자라지 않았기에 작은 자극에도 울먹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3월을 “감정이 먼저 반응하는 달”로 읽게 하는 좋은 짧은 시입니다.

‘봄날’의 미안함: 풍요를 누리는 사람의 윤리적 감각

봄날 - 나태주

산성 돌담장 길
따스한 봄 햇살 찾아 쪼르르
겨우내 여윈 다람쥐
미안하구나 나 혼자
점심 때 배부르도록
밥을 먹어서.

‘봄날’은 다른 작품들과 결이 조금 다릅니다. 여기에는 자연의 활기와 함께 “미안하구나 나 혼자 점심 때 배부르도록 밥을 먹어서”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산성 돌담장 길에서 봄 햇살을 찾아 “쪼르르” 뛰는 다람쥐를 보고, 화자는 자신이 배부르게 밥을 먹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미안해합니다. 이 감정은 단순한 감상주의가 아니라, 타자의 결핍을 감지하는 윤리적 감각에 가깝습니다. 봄이 오면 배고픔과 생존이 더 선명해지고, 그 선명함 속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돌아보게 된다는 맥락으로도 읽힙니다.

  • 배경 이미지: 산성 돌담장 길, 따스한 햇살, 여윈 다람쥐
  • 핵심 감정: 연민, 미안함, 조용한 자기반성
  • 3월과의 연결: 겨우내 여윈 존재가 “봄 햇살”을 찾아 움직이는 장면이 3월의 생동을 상징

이 시는 3월의 봄을 “나만의 계절”로 소비하지 않게 합니다. 내 마음이 풀리는 것만큼, 주변의 생명도 겨우내를 버텼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봄을 맞이하는 태도에 작은 조정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봄날’은 짧지만, 독자의 일상 윤리를 건드립니다. 봄의 풍요가 더 많은 생명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 시 속에 담겨 있습니다.

3월의 나태주 시를 “짧게” 즐기는 실전 큐레이션

같은 시라도 읽는 목적에 따라 체감이 달라지므로, 3월에 실용적으로 읽기 좋은 묶음을 정리해 두면 반복 방문이 쉬워집니다. 아래는 제공된 작품만을 기준으로, 3월의 상황별로 짧게 꺼내 읽기 좋은 큐레이션입니다.

  • 아침에 읽기 좋은 3월: ‘3월의 시’(시작의 확신), ‘3월에 오는 눈’(변화의 물성)
  • 마음이 울적한 날의 3월: ‘서러운 봄날’(서러움의 정당화), ‘어린 봄’(울먹임의 자연스러움)
  • 짧게 기분을 환기하고 싶을 때: ‘좋다’(초간단 감정 리셋), ‘봄날’(햇살 이미지로 전환)
  • 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고 느낄 때: ‘봄’(봄의 체감 시간을 다시 생각하게 함), ‘3월의 시’(흐름을 인정하게 함)

이 큐레이션의 핵심은 “봄을 무조건 긍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봄은 누군가에게 축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아직 통과 중인 계절입니다. 나태주의 시는 그 통과 과정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시의 중심에 둡니다. 그래서 3월의 시 읽기는 마음을 밝히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방식이 되기도 합니다.

결론

나태주의 3월-봄 시는 화사함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3월의 시’는 봄의 도착을 확신하면서도,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현실을 함께 말합니다. ‘3월에 오는 눈’은 겨울의 눈이 봄의 물로 바뀌는 변환을 통해 “자라라”는 속삭임을 전하고, ‘서러운 봄날’은 봄의 밝음이 오히려 눈물이 되는 역설을 통해 살아 있음의 복합 감정을 정직하게 드러냅니다. ‘봄’은 봄의 짧음을 인생의 짧음으로 확장해 질문을 남기고, ‘어린 봄’은 자연의 봄보다 더 연약한 마음의 봄을 보여줍니다. ‘봄날’은 햇살 아래의 미안함이라는 윤리적 감각을 건드리며, ‘내가 너를’과 ‘좋다’는 봄의 감정을 관계와 언어의 형태로 압축해 놓습니다. 결국 3월은 “봄이기 때문에 좋은 달”이라기보다, “봄이 오면서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하는 달”에 가깝습니다. 나태주의 시는 그 확인을 부드럽게 돕고, 때로는 눈물과 서러움까지도 봄의 일부로 인정하게 해 줍니다. 그래서 3월의 짧은 봄 시는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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